14 생존영어를 즐겁게 배우자 (STEP3)
"골번(Goulburn) 라이프 목표"
1. 가성비 좋은 자동차 구매하기 (포스팅 보기 '클릭')
2. 호주인 집으로 이사하기 (포스팅 보기 '클릭')
3. 외국인 친구들 많이 사귀기 (공부)
1. 가성비 좋은 자동차 구매하기 (포스팅 보기 '클릭')
호주 시골인 골번에서의 삶은 한적하고 생각보다 불편하였다. 외식하거나, 마트에 가거나, 외식하거나, 집을 나서자마자 걷기운동이 시작된다. 우선 세컨드 비자 취득을 위해 여기서 무조건 3개월 이상 거주해야 하므로 나는 자동차는 필수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였고, 빠르게 자동차를 구매하였다.
그렇게 구매한 나의 호주 첫 애마 도요타 아발론
이제 첫 번째 목표를 달성하였으니, 두 번째 목표를 위해 계획을 세운다. 지금 사는 집은 정말 인생 최악의 컨디션이라서 하루라도 빨리 이사를 하고 싶었다.
2. 호주인 집으로 이사하기 (포스팅 보기 '클릭')
내가 호주에 올 때 목적은 영어와 사업 아이템 찾기이다. 호주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영어"는 필수적이고 가장 기본이 되는 자질이다. 언어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서 물론 영어를 배우고 공부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액션이지만, 나는 환경을 만들면 내가 더욱더 빠른 효과가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골번에 있는 동안 나는 영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골번라이프 목표 Step2를 호주인 집으로 이사하기로 설정하였다.
3. 외국인 친구들 많이 사귀기 (공부)
골번생활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한 걸음씩 달려오다 보니 벌써 STEP2를 달성하여 마지막 STEP3 : 외국인 친구들 많이 사귀기 (공부)를 남겨두게 되었다. 물론 우연을 가장한 노력이 있었지만 모든 일이 노력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듯이, 노력을 통해 가능성을 높였을 뿐 어느 정도 '운'이 작용해야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나는 운이 좋게 내가 목표한 대로 호주인과 함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제는 아침에 눈을 뜨고 잠자리에 들어갈 때까지 영어를 말하고 듣는 환경을 만들었다. 내가 원했던 것들을 이루어나가는 이러한 소소한 성취감이 한단계씩 나를 더 성장시키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었다.
호주인과 살다 보니 나는 자연스럽게 호주 문화를 보고 느끼게 되었다. 우리가 소위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다'고 말하지만, 그 문화를 더 자세히 알고 보면 사실 다른 면이 많이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공유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우리가 뉴스나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들어 볼만한 다문화 가정의 문제점이 이러한 문화 차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나는 이런 로컬 문화와 우리와 다른 생활상을 보고 느끼는 것에 대한 흥미가 있었다.
호주인들은 직장과 집을 반복하는 평범한 한국인의 삶과는 매우 다르다. 물론 사람 by 사람이라, 한국인처럼 생활하는 호주인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호주인은 삶의 질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고 실천한다. 호주 사회에서 그러한 분위기를 잘 조성해주는 것 같다. 퇴근 후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며 주말에는 여행을 가거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하며 여유를 즐긴다. 금요일이나 토요일 밤에는 보통 홈파티를 열거나 간단하게 친구들과 한잔 술 기울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홈파티 문화 때문인지 주말에는 조금 시끄러워도 이웃들이 다 이해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이웃 간의 무언의 약속 시간은 있다. 즐겁게 방방 뛰어놀다가도 밤 11시 이후로는 이웃을 위해 서로 조심하는 편이다.
내가 함께 사는 호주인은 성격이 활발하여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친구였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집에 자주 놀러 오는 친구들이 많았다. 나는 거의 반강제로 그들과 대화를 해야 하고 자연스럽게 그들과 좋은 교우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의 무리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했다.
그런데 정말 재밌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호주인 친구와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 친구와의 의사소통이 날이 지날수록 매끄러워졌다. 내가 개떡같이 말해도 그 친구는 찰떡같이 알아듣는 능력이 점점 생겼고, 나는 약간의 영어단어와 그 친구의 말투와 표정을 통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는 이상한 능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것은 거의 마법에 가까웠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나는 그 친구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되지만, 다른 호주인의 말은 못 알아듣는 신비한 마법이었기 때문이다.
하루는 호주인 친구들이 대화하는 자리에서 한마디도 안 하고 듣기만도 해봤고,
하루는 그냥 피곤해서 피하기도 해봤다.
하루는 아는 영어단어와 영어 패턴을 모조리 써가면서 나 혼자 질문을 마구 던졌다. 그러다가 가끔 생각이 안 나는 영어 문장 패턴이 있으면 책을 가지고 책을 보면 대화를 시도하곤 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이다. 질문은 완벽하게 던지는데,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다. 상대가 아무리 천천히 대답해줘도 나는 못 알아듣는다. 그 이유는 답변에 대한 키워드 단어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핸드폰으로 번역기를 활용하여 나와 대화를 지속해줬다. 정말 친절한 친구이다. 하지만 이것도 호기심에서 작용하는 노력이지 매번 이런 상황을 바랠 수도 없고 바래서도 안 된다. 여기서 나는 영어단어의 벽에 부딪히게 되었다. 단어의 중요성을 느꼈다.
또 하루는 분명 아는 단어를 이야기하는데, 나 혼자 한국어식 영어로 영어단어를 외우다 보니 알아듣지를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나는 갑자기 역지사지하여 이런 나와 대화해주려고 노력하는 친구들에게 새삼 감사함을 느꼈다.
영어의 끝은 어디인가. 어떻게 해야 가장 효과적일까?
그렇게 고민하다가 나는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기로 하였다. 우선 상대와 대화할 때 절대로 얼버무리며 넘기지 않고 끝맺음을 확실히 하여 대화를 종료하자는 것을 목표로 화법을 다르게 접근하기로 했다. 그리고 상대방이 내가 모르는 단어나 표현을 말할 때, 내가 이해한 의미대로 되물어서 확인하는 것, 그리고 공감(really?)해주거나 화제전환(So,)을 하여 상대의 의견을 되묻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대가 이야기 도중 이런 이야기를 한다
"어제 알렉스가 술 취해서 화장실에서ㅋㅋㅋㅋ 잠들었대ㅋㅋㅋㅋ"
이 말의 중요 포인트는 '화장실에서 잤다.
나는 만약 화장실이라는 포인트를 놓치고 이해했다면 이해한 대로 되묻는다.
"알렉스가 술 취해서 잠들었다고? 그게 왜?
그럼 답답한 마음에 다시 한번 말해준다
"화장실에서 잠들었다고!!"
"아~~ 화장실?ㅋㅋㅋㅋ"
대략 이런 느낌이다.
하지만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 상대들이 있다.
그런 친구들에게는 공감 및 화제전환 방법을 사용한다.
"어제 알렉스가 술 취해서 화장실에서ㅋㅋㅋㅋ 잠들었데ㅋㅋㅋㅋ"
상대가 웃으니 나도 우선 공감하며 웃는다.
"really? ㅋㅋㅋㅋ 너는 어디서 잤는데?"
"나는 집에서 잤지"
자연스럽게 내가 알아듣지 못한 문장을 넘겨버리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방법은 상대와 말을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재확인하여 이해하거나 아니면 공감하며 자연스럽게 넘기는 아주 유익한 방법으로 나에게 적용되었고 이러한 방법을 기반으로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는데 가장 초석 같은 밑바탕이 되었다.
다양한 친구들과 조금씩 더 많은 대화를 하다 보면 친구들의 말을 들으면서 내가 뒤늦게 이해하게 되고 실제로 그 말을 내가 활용하게 된다. 물론 서로 대화하는 시간도 길어지고 점점 더 잘 알아듣게 된다. 영어는 한국어와 같은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이기 때문에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자연스럽게 습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논리다.
나는 STEP3 외국인 친구들 많이 사귀기 (공부)를 실천하기 위하여 한국인보다는 외국인 위주로 많이 만나고 교류하였다. 비율은 (한국인3 : 외국인7)
한국인과는 타지에 대한 나의 외로움을 달래고, 외국인(국적 무관)과는 공부와 다문화 교류의 즐거움을 느끼고, 어쩌면 나는 완전히 나를 위한 이기적인 삶을 살았던 것 같다. 그렇게 늘어가는 나의 외국인 친구들의 국적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그 들의 다양한 매력에 빠져 자유로운 나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 나갔다. 이렇게 친구들을 늘리면서 나는 놀면서 영어를 배운다는 자만감에 빠지기 시작한다. 뒤늦게 알았지만, 이러한 내 생각은 의사소통의 문제(생존 영어)만 해결될 뿐 반드시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그때의 나는 몰랐었다. 왜냐하면 외국인과의 1분과의 의사소통으로 힘들었던 것에 비해 지금은 1시간 동안 대화해도 잘 통하였기 때문에 그 자체가 너무 즐거웠고 거기에 잠시 안주했던 것은 사실이니까. 이쯤 때부터 골번라이프는 지루함의 끝판왕을 달리기 시작하지만, 나는 이때부터 하루하루가 너무 즐거웠다. 골번, 이곳은 나의 너무 즐거운 놀이터다.
나는 ENFJ로서 나름 체계적으로 소 계획을 모두 달성하였으니 이제 즐겨도 된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다른 워킹홀리데이 친구들보다 외국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잘하였기에 마치 남들보다 낫다는 생존 영어의 착각 속에 빠졌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이 순간, 의미있고 즐겁게 보내고 싶었다.
그렇게 골번에서의 하루하루는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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