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호주 시드니 도착, 첫날밤

필리핀 마닐라에서 호주 시드니까지 직항편을 타고 호주 이른 저녁 시간에 도착했다. 장시간 비행에 몸은 다소 피곤하였지만 습하고 꿉꿉한 냄새 속에 적응되어 살다가 호주에 도착하니 숨이 트이면서 기분은 상쾌했다.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에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면서 워킹홀리데이를 어떻게 보낼 것이며, 초기 정착을 어디에서 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가장 중점을 둔 점은 "시간"이었다. 나는 늦은 나이에 힘들게 워킹홀리데이를 결정한 만큼 시간은 나에게 있어서 '금'과 같았다. 

특히 지식도 정보도 짧은 초기 정착기에 이런저런 실수도 잦을 것이고 가장 많은 시간적 손실이 예상되었다. 나는 이러한 문제 요소를 제거하기 위하여 호주에 도착하면 어디에서 어떻게 초기 정착을 할 것인지 미리 계획을 만들었다.

그리고 추가로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1년이라는 기간의 제한이 있는 비자이다. 여러 가지 시행착오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소모되는 시간에 쫓겨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때문에 잠재적 기회비용을 박탈당하고 싶지 않았다. 호주 워킹홀리데이에 내 인생의 황금기를 투자하는데 제한된 기한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시도조차 하지도 못하는 불상사는 절대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나는 워킹홀리데이 세컨드 비자를 먼저 취득하기로 했다. "세컨드 비자(세컨드 비자)"는 말 그대로 2번째 워킹홀리데이 비자이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1년간 연장 혹은 추가로 활용할 수 있다. 세컨드 비자는 호주 정부에서 지정한 일자리에서 총 3개월(88일) 이상 풀타임으로 일하면 세컨드 비자를 신청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질 수 있다. 농장 혹은 공장, 조금 더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국가의 생산성 향상 및 의식주에 꼭 필요하지만 일손이 부족한 농축산업, 광업, 양식업 등의 일자리에 외국인을 보충하여 활용하고 비자를 발급해주는 것이다. 고로 나는 비자를 볼모로 외국인 노동자가 되는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하여 나는 세컨드 비자를 취득할 수 있는 양공장 일자리를 이미 구하고 호주에 왔다. 일하면서 세컨드 비자 취득 조건을 갖춰 최종적으로 호주에 거주 가능한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고, 수입도 창출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동시에 호주에 적응하는 적응기도 가지고, 이 모든 것을 한 방에 해결 할 수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봐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호주 시드니 공항에 도착하여 트레인을 타고 시드니 시티에서 중학교 동창인 호주 시민권자 친구를 만났다. 미리 구해놓은 일자리는 3일 뒤에 처음 출근하기로 계획되어 있기 때문에 그동안 시민권자 친구에게 신세를 지기로 하였다. 첫날부터 빠르게 짐을 풀고 시드니 시티로 나간다. 

서울의 한강공원 느낌의 달링하버를 구경하고, 꿈속에서 보았던 호주 랜드마크 오페라하우스를 등지고 있는 야외 펍(Pub)에서 여유롭게 퓨어블론드(Pure Blonde)라는 호주 맥주를 처음으로 들이켰다. 그렇게 나의 호주에서의 첫날은 알코올과 함께 이야기보따리를 풀며 평소에 느껴보지 못한 자유로움을 만끽하였다.



"기분이 좋다! 무언가에 얽매여 있지 않은 지금의 이 느낌이 뭔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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