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필리핀 바기오 스파르타 어학원 입소 (바기오 날씨, 옷차림 Baguio)
필리핀의 어학원은 기본적으로 수업료와 함께 숙식에 대한 비용까지 모두 포함된다. 모든 식사, 세탁 서비스, 청소 등 학생들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의식주 지원사항을 감안하면 비용 또한 저렴한 편이다. (어학원의 비용은 앞 포스팅에 잘 설명했듯이 어떤 유학원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비용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
수업에 대한 커리큘럼은 학원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어학원들의 업력들이 쌓이고 서로 벤치마킹하여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내가 경험을 바탕으로 느낀 결론은 어학원의 학습 커리큘럼은 크게 의미가 없고,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하고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필리핀 어학원은 일반, 스파르타식, 세미스파르타식 어학원으로 분류된다. 모두 영어를 배우는 어학원이지만 얼마나 자유로운 분위기인지에 따라 3가지로 나뉜다.
(제한요소 강도 : 일반<세미 스파르타<스파르타)
자기 자신의 성향에 맞게,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단 1초의 고민도 없이 "스파르타식"을 선택했다. 그만큼 나의 영어에 대한 의지는 강렬했고 내 자신을 통제하는 데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가장 스파르타 학원으로 유명한 바기오(Baguio)에 위치한 "헬프 어학원(롱롱 캠퍼스)"을 최종 선택했다.
드디어 입소 날이 되었고, 해가 저물고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 공항에 도착하였다.
후텁지근한 날씨와 동남아 냄새가 나를 맞이하였지만, 오랜만의 방문으로 살짝 흥미로웠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공항에서 저녁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어학원 측에서 픽업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어서 사전에 공지 받은 픽업 장소로 찾아갔다. 그곳에는 버스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한명 두명 나와 같은 학생들이 차량에 탑승하고, 1시간 뒤 버스는 출발한다. 한참을 타고 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잠을 잤지만 꼭 이런 상황에서는 잠이 오지 않는다. 버스 안은 조용하고 도로는 고르지 못해서 꿀렁이는 차에 실려 가는 나는, 마치 팔려 가는 소가 된 느낌이었다.
버스가 갑자기 경사로를 힘껏 올라가는 바람에 나는 잠에서 깼다. 눈을 떠보니 나는 이미 산 중턱에 있었고 버스는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구글맵을 확인해보니, 이미 나는 바기오 시티를 지나서 북쪽에 있었다. 그제야 나는 인지했다. 나의 어학원은 산 위에 있다는 것을...
정말 이 어학원은 나갈 수도 없는 요새 같은 곳에 있었다.
오전 6시쯤 도착하였고, 차에서 내린 순간 깜짝 놀랐다. 산 아래가 훤히 보일만한 고지에 있고, 안개로 가득 차서 좀비가 나올 것 같은 음산함에, 바람도 너무 많이 불어서 패딩점퍼가 필요하다고 느낄 정도의 추위였다.
분명 마닐라 공항에서는 덥고 습해서 찝찝했는데 여기는 상쾌해서 나쁘지 않았다. 되려 춥다.
필리핀 바기오는 고산지대로 1년 내내 크게 덥지 않고 우리나라의 봄 날씨 같은 기온이다.
한국의 봄, 여름 옷차림에 아침저녁으로 쌀쌀할 수 있기 때문에 겉옷은 필수다. 나는 어차피 호주에서 지낼 4계절의 의류를 모두 가져왔기에 크게 걱정거리가 없었다. 하지만 어떤 학생들은 생각보다 추운 날씨에 감기에 걸리곤 하였다.
나는 1월에서 3월까지 바기오에 있었고, 아침저녁은 살짝 추워서 카디건이나 얇은 패딩을 걸치고, 낮에는 반소매를 입고 다녔다. 어학원은 산에 있어서 더 춥다. 패딩은 필수적이다.
나는 더위보다 추위를 더 좋아하는 겨울 아이라서 필리핀 바기오 기후는 나에게 정말 좋았다. 사실 열대지방에서 이렇게 좋은 기후가 있나 싶을 정도로 나에게는 만족스러웠다.
나는 어학원 직원의 환영 인사를 받고 바로 나의 기숙사 방을 배정받았다.
3시간쯤 휴식 시간을 주고 다시 모여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다고 한다.
배정받은 방에 가서 짐을 풀고 생소한 환경에 적응부터 했다.
샤워하기 위해 벗어 던진 옷들이, 지금까지 한국에서의 나의 과거를 던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국에서의 시름을 다 씻어내고 머리를 맑게 비워냈다.
'지금부터 진짜 시작이다! 파이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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